헬렌 미렌은 30세였고, 1975년 BBC 토크쇼에 출연한 것도 처음이었다. 그녀는 마이클 파킨슨과 마주 앉아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에서 맡게 될 레이디 맥베스 역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했다. 몇 년 후, 그녀는 당시 몹시 두려웠다고 털어놓았다.


파킨슨의 소개는 상황을 더 좋게 만들지 못했다. 그는 비평가들이 그녀의 연기만큼이나 외모에도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고 읽어 준 뒤, 그녀를 그 극단의 「섹스 퀸」이라고 불렀다. 이어 방금 읽은 말들이 그녀를 괴롭게 했는지, 기분 좋게 했는지, 아니면 화나게 했는지 물었다. 그녀는 각각 「아니요」라고 답했다. 그녀의 신체적 매력이 경력에 해를 끼쳤는지 묻자, 반드시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관객들이 그녀의 가슴에만 정신이 팔린다면 형편없는 연기일 거라고도 했다.
이 영상은 #MeToo 시대가 한창이던 2016년 유튜브에서 다시 유통되기 시작했고, 시청자들은 미렌을 칭찬하는 한편 진행자를 비판했다. 이제 그녀는 Radio Times와의 인터뷰에서 뜻밖의 반전을 전한다. 파킨슨이 안쓰럽지는 않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안쓰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여러모로 그가 옳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의 신체적 매력 탓에 고전극 배우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가 더 어려웠다고 인정했다. 성차별적인 질문이었을까, 아니면 불편한 진실이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