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는 1센티미터다. 손가락 끝에 올라갈 정도다. 게다가 세계의 어떤 다른 동물도 할 수 없는 일을 한다. 바로 광합성이다.

학명은 Costasiella kuroshimae이지만, 누구나 이 생물을 ‘잎사귀 양’으로 알고 있다.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의 열대 바다에 숨어 살아온 것은 1993년 일본의 Kuroshima 섬 앞바다에서 과학계가 처음 기술하기 훨씬 전부터다. 이 생물의 비결은 단순하면서도 놀랍다. 조류를 먹을 때 엽록체를 파괴하지 않고, 온전한 상태로 자신의 몸속에 저장한 뒤 계속 이용해 에너지를 만든다. 마치 눈이 달린 초록 잎사귀인 것처럼.

이 생물학적 기이함만으로도 수십만 명이 활동가 Chris Packham이 진행하는 The Guardian의 연례 대회에서 이 생물을 2026년 올해의 무척추동물로 뽑아 달라고 투표하기에 충분했다. 역대 가장 치열한 경쟁에서 이 생물은 쇠파리와 지구상에서 가장 큰 뒤영벌을 제쳤고, 뒤영벌이 2위를 차지했다. 세계 동물의 97%가 척추를 갖고 있지 않지만, 그중 일부는 마법을 부린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