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달라하라의 아크론 스타디움 보안 요원들은 데킬라 병을 관중석 안으로 들여보내는 건 끔찍한 생각이라고 여겼다. 한국 팬들은 그걸 버리는 게 끔찍한 생각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월드컵이 한창이던 때, 한국과 체코의 경기 전에 이 팬들은 유일하게 논리적인 결정을 내렸다.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기 전에 병 바닥에 남아 있던 것을 전부 마셔버리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예상하지 못한 건 옆에 서 있던 멕시코인들이 그 모습을 보고 박수를 치더니,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모두가 함께 한목소리로 이렇게 노래하게 되리라는 것이었다. ‘한국 형제여, 이제 당신은 멕시코인이다.’ 🥂


월드컵에는 이런 장면들을 가능하게 만드는 아주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언어도, 역사도, 대륙도 공유하지 않는 두 나라가 거의 존재하지 못할 뻔한 한 병으로 하나가 됐다. 정치인들은 결코 이야기하지 않는 종류의 외교다.
